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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도 말렸는데… 트럼프 “난 클로로퀸 먹는중”

입력 | 2020-05-20 03:00:00

처방없이 복용땐 부작용 우려… “무모한 행동 시범보여” 비난 빗발
펠로시 “트럼프, 심각한 비만 상태… 학계서 인정않는 약 복용 않기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효능을 두고 거센 논란에 휩싸인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1주일 전부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먹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많은 이들이 복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클로로퀸을 ‘신의 선물’ ‘코로나19 사태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등으로 극찬하며 사용을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공개 석상에서 이 약품을 언급한 후 소매 약국에서 처방이 46배 급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지난달 미 식품의약국(FDA)은 “클로로퀸은 심장질환자가 복용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처방 없이 복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조차 “여러 연구 결과를 볼 때 허약한 사람은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복용을 우려했다. 온라인에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의 모델로 나서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야당 민주당을 이끄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과학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약을 복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의 연령대와 체중을 감안할 때 더 그렇다”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체중을 심각한 비만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코로나19 치료법으로 ‘살균제 인체 주입’을 제안해 거센 논란을 불렀다. 이후 뉴욕시의 살균제 및 표백제 사고 신고가 급증하는 등 의료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의학 지식 없이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