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광주전에서 관중석에 등장한 리얼 마네킹 응원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응형 스포츠부 기자
‘필터링’을 할 기회는 더 있었다. 구단에 A업체를 연결해준 곳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A업체에서 무관중 경기 이벤트를 제안하기에 구단에 직접 연락하도록 안내했다. 구단에 어떤 업체인지도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간단한 검색만 해봐도 취급 품목에 성인용품이 나온다. 연맹과 구단 중 한 곳이라도 사전에 확인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서울의 리얼돌 사태에 대해 영국 BBC, 가디언 등 주요 매체들도 비판 기사를 냈다.
축구에 앞서 주목을 받은 프로야구도 어설픈 판정이 도마에 올랐다. 주심이 투구의 바운드 여부를 포수에게 물어보는 촌극을 연출한 것.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대 롯데 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은 2회 두산 최주환에게 헛스윙 삼진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포수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 날 오 심판을 2군으로 강등시켰다. 앞서 KBO는 한화 이용규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하자 해당 경기 심판조 전원을 2군으로 강등시키기도 했다. 당시 야후스포츠 등 외신이 이를 보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K리그 개막라운드 6경기 중계를 전 세계 1914만 명이 시청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춘 상황. 한국은 야구, 축구, 골프 등이 개막해 해외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래서 구단 행정과 경기 운영에서 디테일을 놓치는 모습은 더 아쉽다. ‘뉴 노멀’이라는 찬사를 듣던 K스포츠가 해외 토픽 수준의 조롱거리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조응형 스포츠부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