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국 2400여 개 고교에서 고3 학생 44만 여 명이 올해 첫 등굣길에 나섰다. 예년 개학일인 3월 2일에서 79일 늦어진 등교다. 그러나 인천과 경기 안성 지역 75개교 학생들은 아예 등교가 금지되거나 금세 귀가 조치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역이나 학교가 학사일정 및 입시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등교 첫 날부터 현실이 된 것이다.
첫 등교가 무산된 학교는 인천 5개 구(연수 남동 중 동 미추홀) 66개 고교와 경기 안성시 9개 고교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날 새벽 인천 미추홀구 인항고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인근 고교를 대상으로 1교시 종료 후 귀가 조치를 내렸다. 경기도교육청은 19일 밤 안성에서 20대 확진자가 나오자 이날 새벽 등교 중지 결정을 내렸다.
두 곳 모두 ‘학교 폐쇄’를 넘어 ‘지역 폐쇄’를 택했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교 폐쇄 후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범위가 넓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학생들의 접촉 인원이 많고 아직 동선 등을 특정하지 못해 5개 구 학생을 전원 귀가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성의 9개 고교는 21일 등교를 재개한다. 반면 인천의 66개 고교는 언제 등교를 재개할지 미정이다. 이에 따라 인천 66개 고교의 학사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21일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하는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진다. 올해 고3이 처음으로 치르는 전국 단위 시험이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등교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해당 지역 학생들은 시험 응시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등교가 미뤄지면서 고3은 앞으로 70일 동안 5번이나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인천 학생들은 첫 시험부터 가로막힌 것이다.
등교 첫 날부터 일부 학교가 폐쇄되자 개학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커졌다. 이에 대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당분간 산발적인 감염 사례는 있을 것으로 보고 개학을 준비했다”며 “감염 사례가 나온다고 해서 이전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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