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키스 해링,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초기 아트 콜라보는 글로벌 대기업과 유명 예술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작은 중소기업도 아트 콜라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신인 예술가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기업들이 폭넓고 다양한 접근을 하며 신인을 발굴하고, 그림의 스토리로 접근하는 매우 정교한 소통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국내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에바끌레르가 내놓은 ‘약쑥 손 세정제’(사진) 아트 콜라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의 염원을 담아 함미자(그레이스 함) 화가가 국난 극복의 상징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마스크를 쓴 그림을 세정제 겉면에 그려 넣은 것이다. 소독을 넘어 이순신 장군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염원을 담아 세정제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트 콜라보란 스토리와 이미지를 예술가의 작품에서 가져와 제품에 덧붙이며 소비자들에게 눈길과 말을 건네는 전략이다. 성능으로 차이를 내기 힘들 정도로 수준이 비슷비슷해진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법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필수품이 된 손 세정제도 더 이상 세정제로만 머물면 경쟁력이 없을 것이다. 소독과 보습, 소독과 향수, 소독과 아름다움의 콜라보로 나아갈 것이라 예견해 본다. 기본을 갖추면 그 다음은 편집이며, 콜라보이기 때문이다.
한젬마 화가·크리에이티브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