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면 법적 절차 따라 재심 청구하라" "거대여당 됐으니 마음대로 한다는 오만함" "사법체계 흔들기 맞장구…추미애 사퇴하라"
범여권 내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재조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보수 야권에서 반격에 나섰다.
한 전 총리는 한신건영 대표였던 고(故) 한만호씨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는 단독 입수한 한씨의 비망록을 지난 14일 공개했다. 한씨는 비망록에서 한 전 총리가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 친박계 정치인에게 뇌물을 줬는데 검찰의 강요로 거짓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범죄혐의자가 국회의원이 되더니, 유죄를 무죄로 되돌리고 부정의를 정의로 둔갑시키려 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에 등장도 하지 않는 이수진 당선자가 사법농단의 피해자라고 하더니, 이제는 한 전 총리마저 사법농단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고 비꼬았다.
황 부대변인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들고 나온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의 옥중 비망록은 이미 2010년 1심 재판 때부터 법원에 제출되어 사법부의 판단을 거친 사안”이라며 “설령 억울하다면 법적 절차에 따라 재심을 청구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재심청구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추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본인들 스스로도 재심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것 아닌가”라며 “이제와 새삼스레 전혀 새롭지 않은 비망록을 핑계로 한 전 총리를 되살리려 하는 것은, 177석의 거대여당이 되었으니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관계와 법 절차를 다툴 수 있는 공개재판 절차에서 증거에 의해 확정하고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사법체계다. 인정 안하는 것은 재판불복이다. 사법체계 절차에 따라 증거 밝힌 사실관계를 외면하는 것은 사법농단”이라고 꼬집었다.
권 최고위원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망한 증인이 남긴 비망록을 보면 수사기관의 기획되고, 증인을 협박하고 회유한 것들로 채워진 비망록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들어 “법무부 장관은 사법체계를 흔드는 일에 맞서야 하는데 추 장관은 이를 포기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범여권의 재조사 요구에, 한씨가 비망록에 허위사실을 기재했고 이미 법원의 판단을 받은 사건이라며 반박해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