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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해킹’ 공범 4명, 알고보니 자매 부부…“혐의 인정”

입력 | 2020-05-21 17:41:00

주진모 등 휴대전화 등 해킹해 갈취
중국 조직원 지시받아 환전소 역할
"공소사실 모두 인정"…보석 신청해




배우 주진모씨 등 유명 연예인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빼낸 자료를 바탕으로 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첫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21일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1)씨 외 3명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약 3개월 동안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 클라우드를 해킹해 개인적인 자료를 언론사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협박받은 연예인 중 5명이 총 6억1000만원을 김씨 등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중국 해커 조직원들이 연예인들의 클라우드를 해킹하면 김씨 등이 현금으로 인출하는 환전소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 등은 중국 조직원들의 지시를 받고 몸캠 피싱을 유도해 불특정 피해자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뒤, 가상화폐로 세탁하고 중국 소재 금융계좌로 송금한 공갈 혐의도 받는다.

이날 김씨 외 3명의 변호를 모두 맡은 변호인은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며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고 있어 한 기일 속행해달라”고 밝혔다. 김씨 등도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 관련 피고인인 김씨와 박모씨는 부부 사이이고, 김씨의 언니 김모씨와 문모씨도 부부 사이다. 동생 김씨의 제안으로 이들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김씨 등은 과거 조선족이었지만 현재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다.

언니 김씨는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언니 김씨는 “저희 가족이 여기까지 온 것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죗값을 치러야 하지만, 아들 때문에 염치 불고하고 보석을 신청했다. 아들만 돌 볼 수 있게 해주면 밖에 안 나가겠다”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다른 피고인들 역시 자녀 문제로 힘들지만 중범죄인 관계로 언니 김씨만 보석을 신청했다며 언니 김씨가 동생 부부의 자녀도 함께 양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 등의 2차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은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을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주빈(25)이 지난 1월 박사방에서 “주진모, 박사(내)가 깐 거 모르는 거냐”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패턴 자체가 다르다”고 부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