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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1위 디딤돌” 삼성, 평택에도 파운드리 공장

입력 | 2020-05-22 03:00:00

[커버스토리]‘반도체 비전 2030’ 본격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시에 대규모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이에 따라 삼성은 용인 기흥, 경기 화성·평택 사업장에서 모두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선언한 삼성의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다시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캠퍼스에 극자외선(EUV) 기반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내년 하반기(7∼12월)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5nm(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평택 투자 규모는 10조 원 안팎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10년간 133조 원 투자, 1만5000명의 인재 채용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의 후속 조치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전문 설계업체인 팹리스 기업의 의뢰를 받아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위탁 사업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사업의 성장세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도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기흥(S1라인)과 화성(V1라인, S3·4라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S2라인)에서 파운드리 라인을 운영 중이다. 이번 투자로 평택 사업장이 추가돼 총 4각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평택 라인 확장 결정으로 7nm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하반기 화성 생산라인에서 5nm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평택 생산라인까지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필수 기술로 꼽히는 EUV 장비가 도입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화성 S3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nm 양산에 성공했고, 올해 화성 V1라인까지 가동을 시작하며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말 삼성전자의 7나노 이하 제품 생산 규모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50% 안팎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 비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은 다소 떨어진다. 1위 대만 TSMC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15.9%)와 TSMC(54.1%)의 격차는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투자와 인재 확보를 통한 ‘초격차 전략’으로 세계 1위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재 확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이 채용 문을 좁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3월 반도체 부문 51개 직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경력직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133조 원 투자 집행도 이어갈 계획이다.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이날 “(평택 파운드리 라인을 통해) 5nm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 규모를 확대해 EUV 기반 초미세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