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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왕’ 김일, 대전현충원 안장된다

입력 | 2020-05-22 03:00:00

1960년대 프로레슬링 황금기 이끌며
어렵고 힘든 시절 국민에 감동 선사




전설의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1929∼2006·사진)의 유해가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대한체육회는 2018년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에 헌액된 김일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된다고 21일 밝혔다. 1929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서 태어난 김일은 국내에서 씨름 선수로 활동하다 일본 프로레슬링을 개척한 역도산(1924∼1963)을 찾아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레슬러가 됐다.

1958년 데뷔전을 치른 김일은 1960, 70년대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 필살기인 박치기로 국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며 한국 프로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1963년 세계레슬링협회(WWA) 태그챔피언, 1964년 북아메리카 태그챔피언, 1967년 WWA 헤비급 챔피언, 1972년 도쿄 인터내셔널 태그챔피언 등 30년간 20여 차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1974년과 1975년 일본의 프로레슬링 영웅 안토니오 이노키(77)와의 라이벌전은 온 국민을 TV 브라운관 앞으로 모이게 한 화제의 경기였다. 김일과 안토니오 이노키는 자이언트 바바와 함께 역도산의 3대 제자로 꼽힌다. 그해 서울 정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체육관을 개관해 이왕표(작고) 등 후배들을 키워냈다.

1994년 국민훈장 석류장, 2000년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고, 2006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됐다. 당시 유해는 고향에 안장됐다.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의 국립묘지 안장은 2002년 손기정(마라톤), 2006년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 2019년 서윤복(마라톤), 김성집(역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