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내년 4월 7일 재·보궐선거 때까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어제 총선 당선자들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김종인 비대위가 압도적 찬성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최선을 다해 당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리는 데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노력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 5주 만에 새 지도체제가 정해진 것이다.
통합당은 이미 지난달 말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가결했지만 김 내정자가 4개월 시한부 체제를 거부하면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임기를 내년 3월 말까지로 제안했고, 당선자들은 재·보궐선거와 불과 1주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 임기를 연장하자고 수정했다. 총선 참패로 사실상 만신창이가 된 통합당은 기왕 외부에 외과수술을 맡기는 만큼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잇단 선거 패배로 무기력해진 야당이 근본적인 쇄신을 하려면 전면적인 세대교체는 물론이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 김 내정자가 “40대 경제통 대선 후보를 발굴하겠다”고 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닥쳤지만, 그보다 더한 변화도 마다해선 안 된다. 당장 미래한국당과의 합당부터 매듭지어야 한다. 범여권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정에 대응한 것이라지만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고 합당에 미적대는 꼼수 행태는 보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작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