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지난 20일 오전 대전 전민동 전민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입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80일 만에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이뤄졌다. 2020.5.20/뉴스1 © News1
이태원발 집단감염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는 27일 2차 등교수업도 적지 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3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오는 27일에는 유치원생·고2·중3·초1~2학년이 등교수업을 실시한다. 앞서 등교수업 첫날부터 고3 확진자가 나와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서윤양(18)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이 진행되는데 여전히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미 3학년만으로도 학교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어서 추가 등교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초등으로 갈수록 선생님이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을 때 위험할 수 있다”면서 “마스크를 쓰고서 호흡곤란이 있거나 힘든데도 계속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등교수업이 처음 실시된 지난 20일에도 충남 천안시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실습수업을 듣던 고3 학생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유아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 사례가 발견되면서 어리다고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나 뉴욕에서는 어린이 괴질 환자가 100여명 발생했는데 환자 가운데 60%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과 연관됐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A씨(36)는 “학교에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데 코로나19가 그렇다고 봐주는 건 아니잖냐”라면서 “웬만하면 집에서 당분간만이라도 조금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어전문 교육기업 윤선생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학부모 5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1.6%가 등교개학 이후에도 ‘가정학습’을 사유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가운데 38.3%는 ‘등교개학 이후 1주일 지켜본 후 보내겠다’고 응답했고 ‘가능한 한 늦게 보내겠다’고 말한 비율도 전체 중 28.9%에 달했다.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생 2명을 키우는 B씨(40)도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들을) 보낼 수도 있는데 가능하면 안 보내고 싶다”라면서 “(학교에서) 점심 먹는 것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등교수업에 따른 학부모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실상 등교선택권을 인정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서울시교육청도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을 최대 34일까지 늘려 오는 27일 등교하는 초1~2학년 같은 경우 다음달 13일까지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 C씨는 “아직까지 (가정학습 사유로 교외체험학습) 신청이 없는데 앞으로 개학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가정에서 학습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자료라든지 이런 걸 제공해서 도와드리는 게 학교 일”이라고 말했다.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불안해서 교외체험학습을 내는 분이 아마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근본적으로 수업시수 자체를 줄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