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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유치원생도 다시 학교로…가정에서 준비할 것들은?

입력 | 2020-05-24 13:07:00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배식을 받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오는 27일부터는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이 다시 학교에 간다.

24일 감염병 전문가들은 어린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어린 학생의 특성에 맞게 기본 방역수칙, 등교 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해볼 것을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손을 잡고 몰려다니거나,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코 아래로 걸쳐 쓸 수 있어서 우려가 많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학생들은 등교 이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사람 간 안전거리를 1m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저연령 학생들이 이를 지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천 교수는 “창문을 열고 수업하는 경우는 KF80 수준의 마스크를 쓰다가, 문을 닫고 밀폐된 교실에서 에어콘을 키고 수업할 때는 KF94 수준의 마스크를 쓰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가정에서 학생들에게 하루에 2~3개의 마스크를 챙겨줄 것을 조언했다. 정 교수는 “마스크 1개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수분이 차서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호흡하기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며 “2~3개의 마스크를 중간중간 말리며 교대로 착용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구석구석 손을 씻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한 방안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학교에 손 씻는 공간이 많지 않아, 모두가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 앞에 한꺼번에 모이게 되는 상황이 더 걱정된다”며 “손소독제를 자녀들에게 하나씩 챙겨줘서 수시로 바르도록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어 “손을 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얼굴에 손을 갖다 대지 않는 것”이라며 “‘눈, 코, 입이 가려워도 손을 대지 않고 참거나, 갖고 있는 옷 등으로 대신 닦아내라’고 거듭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입시를 코앞에 둔 고학년 학생들과 비교해 저연령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크게 시급하지 않다며, 수업 시간을 조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해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은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감염이 지엽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도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수능을 코 앞에 둔 고3 학생과 달리 크게 급하지 않은 저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저연령 학생들의 경우는 창문을 열고 오전 수업만 하다가 날이 더워질 때쯤 집에 보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어린 학생들은 온종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쉽지 않고, 에어콘을 틀기 어려운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좀 더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가정에서 자녀의 등교 시간을 재량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