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0일 울산 중구 함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배식을 받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고등학교 3학년에 이어 오는 27일부터는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이 다시 학교에 간다.
24일 감염병 전문가들은 어린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어린 학생의 특성에 맞게 기본 방역수칙, 등교 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해볼 것을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손을 잡고 몰려다니거나,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코 아래로 걸쳐 쓸 수 있어서 우려가 많이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창문을 열고 수업하는 경우는 KF80 수준의 마스크를 쓰다가, 문을 닫고 밀폐된 교실에서 에어콘을 키고 수업할 때는 KF94 수준의 마스크를 쓰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가정에서 학생들에게 하루에 2~3개의 마스크를 챙겨줄 것을 조언했다. 정 교수는 “마스크 1개를 오랜 시간 사용하면 수분이 차서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호흡하기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며 “2~3개의 마스크를 중간중간 말리며 교대로 착용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구석구석 손을 씻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한 방안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학교에 손 씻는 공간이 많지 않아, 모두가 손을 씻기 위해 세면대 앞에 한꺼번에 모이게 되는 상황이 더 걱정된다”며 “손소독제를 자녀들에게 하나씩 챙겨줘서 수시로 바르도록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입시를 코앞에 둔 고학년 학생들과 비교해 저연령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크게 시급하지 않다며, 수업 시간을 조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해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은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감염이 지엽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도 충분한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며 “수능을 코 앞에 둔 고3 학생과 달리 크게 급하지 않은 저학년 학생들의 등교 개학은 좀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저연령 학생들의 경우는 창문을 열고 오전 수업만 하다가 날이 더워질 때쯤 집에 보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어린 학생들은 온종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쉽지 않고, 에어콘을 틀기 어려운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좀 더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가정에서 자녀의 등교 시간을 재량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