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등 막후 조종자 커밍스… 의심증세에도 400km 이동해 격리 야당 “봉쇄령 위반” 사퇴 촉구
영국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49)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가 나타났는데도 정부 지침을 어기고 장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솔선수범해서 지침을 지켜야 할 정부 관련자들이 지침을 위반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커밍스 보좌관은 3월 28일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나타났다. 존슨 총리가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밝힌 다음 날이었다. 존슨 총리를 매일 곁에서 보좌했던 커밍스 보좌관이 의심증세를 보이자 당시 총리실은 “커밍스도 코로나 증상을 보여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격리 기간 중 런던 자택에서 400km 떨어진 더럼의 부모 집에서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영국은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제1야당 노동당은 논평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 실세가 봉쇄령을 위반했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야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LD)은 커밍스 보좌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이달 5일에는 영국 코로나19 봉쇄정책을 주도한 감염병 전문가 닐 퍼거슨 런던 임피리얼칼리지 교수가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격리 지침을 어기고 애인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