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논란]10억 받을때 할머니들 치료 내세워 건강-대화 프로그램 2, 3명 참여… 치료 프로그램엔 2년간 1명 그쳐 마포쉼터 거주자만 참석하자 아예 안성서 마포로 옮겨 진행 정대협, 보고때 참석자 부풀린 의혹… 통합당, 25일 ‘진상규명 TF’ 출범
“위안부 피해 할머니 힘내세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의 벽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주 이곳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미래통합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이 2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지정기탁사업 치유와 평화의집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건강 프로그램인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주 1회)에 참가한 할머니는 2014년 3명, 2015년 2명이었다. 치료 프로그램 ‘피해 극복, 노인 우울증 극복’(월 1회)에는 2년간 1명만 참여했다. 주 1회 진행한 대화 프로그램 ‘살아있음에 대한 긍지와 보람’은 정대협이 매주 수요일에 주최한 수요집회에 참석하는 것이었는데, 2014∼2015년 할머니 2, 3명이 참여했다고 정대협이 모금회에 보고했다.
이들 3개 프로그램은 정대협이 2013년 현대중공업 기부금 10억 원을 받아 안성 쉼터를 구입하면서 핵심 사업 목표로 내건 것. 정대협이 모금회에 제출한 지정기탁사업 배분신청서에는 프로그램마다 할머니 15명이 참여해 월 2회씩 시행하겠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할머니는 2014년 3명뿐이었다. 마포 쉼터에 거주하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매주 서울과 안성을 오가야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할머니는 2014년 일요일∼화요일은 안성에서, 수요일∼토요일은 마포에서 지냈다.
정대협이 보고서에 프로그램 참여자로 할머니뿐 아니라 동행한 활동가와 치료사 등까지 포함시키며 참석자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치료 프로그램에는 길원옥 할머니만 참여했는데 보고서상 참여 인원은 치료사 2명과 활동가 1명을 포함해 4명으로 기재한 것. 2014년 건강 프로그램도 할머니 3명이 참여했지만 활동가 3명도 포함시켜 참여 인원을 6명으로 보고했다. 정대협은 보고서에 “그간 보고서에서 대상자와 활동가를 포함한 숫자로 보고해 그대로 기입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쉼터 사업계획서에 기재한 참여 인원이 15명인데 실제 참여자가 2, 3명에 그치다 보니 숫자를 부풀리려고 활동가와 치료사들까지 포함시킨 것”이라며 “안성 쉼터 사업이 기부금 10억 원이 투입될 만한 사업이었는지 샅샅이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25일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를 출범시켜 당 차원의 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본보는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기억연대 측의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조동주 djc@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