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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상자 테이프 보고 실종아동 찾아주세요”

입력 | 2020-05-25 03:00:00

우체국-한진택배, 한달간 캠페인
현재 모습 재현 몽타주도 담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서 한 시민이 장기 실종아동의 사진이 인쇄된 ‘호프 테이프’로 포장한 택배를 접수시키고 있다. 뉴시스

‘이훈식. 실종 당시 13세. 현재 48세. 복사뼈 부근 화상 흉터.’

앳된 남자아이의 사진과 그 아이를 닮은 40대 남성의 3차원(3D) 몽타주 사이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평소 흔히 보는 실종아동 전단이 아니다. 우체국과 한진택배를 통해 앞으로 한 달간 전국으로 배송되는 택배상자에 쓰일 ‘호프(희망) 테이프’다.

경찰청은 “25일 ‘실종아동의 날’을 맞아 장기 실종아동 28명을 담은 호프 테이프를 서울 총괄우체국 22곳과 한진택배 서울복합물류센터에 택배 포장용으로 비치했다”고 24일 밝혔다. 호프 테이프는 다음 달 20일까지 이들 우체국과 물류센터에서 출발하는 택배 약 62만 개를 포장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호프 테이프엔 실종아동의 당시 사진을 토대로 현재 모습을 재현한 3D 몽타주도 함께 인쇄됐다. 이런 나이 변환 몽타주는 1978년 7월 경기 수원시에서 실종됐던 A 씨(당시 12세)를 38년 만인 2016년 찾아내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다만 호프 테이프는 특성상 실종아동의 사진이 포장을 벗기거나 할 때 구겨지거나 잘릴 수도 있는 게 약점이다. 하지만 실종아동 가족들은 “그런 건 전혀 문제가 아니니 그대로 진행해 달라”며 캠페인에 동의했다고 한다.

실종아동의 날은 사라진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는 날로 2007년 제정됐다. 실종된 지 1년이 넘은 장기 실종아동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661명에 이른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