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과거 원격진료 이슈가 불거졌을 때는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사안이 되면서 논의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엔 진보적 색채의 현 정부에서 의제를 내놓았기 때문에 적극적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 전 영역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고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온라인의 원격진료 관련 문서들에서 연관어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대략 알 수 있다. 출현 빈도가 가장 높은 건 당연히 ‘코로나19’다. 이로 인해 정상적이고 신속한 진료가 어려워져 원격진료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말부터 원격진료의 일종인 전화 상담 및 처방이 코로나19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기도 하다. 연관어로 ‘비대면 진료’와 ‘전화 상담’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 모두 코로나19 국면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 비대면 원격진료를 한국형 뉴딜사업의 주요 분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정부가 보이면서 산업적 차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확인된다. 테마(주식), 산업, 헬스케어, 주가, 상승, 급등, 상한가 등이다. 중국, 미국, 일본 등 국가명도 보이는데 이는 이미 원격진료가 도입되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는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여론은 어떨까. 비대면 원격진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43.8%였고, ‘도입해선 안 된다’는 26.9%였다. 유보 의견은 29.3%였다. 우호적인 기류가 더 높다. 격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설문의 선택지는 ‘의료산업 활성화와 진료 접근성이 좋아질 수 있으니 도입해야 한다’와 ‘오진 가능성이 있고 대형 병원의 독점이 강화될 수 있으니 도입해선 안 된다’였다. ‘오진 가능성’ 표현이 찬성 응답 선택을 제약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찬반만 물었다면 격차는 더 컸을 것이다.
우려하는 의견도 경청할 만하다. 또 1차 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의사단체의 반발이 심한 것 같다. 다만 감염병으로 인해 당장 현실적 필요가 존재하고, 외국에서는 이미 도입되어 환자 편의성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데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의 도출을 기대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