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강조
22일 만에 나온 북한 매체의 공개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참석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4일 회의 사진 13장을 공개하며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해 위협적인 외부 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 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말 공언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임박한 듯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당 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혁명 발전의 관건적 시기에 조성된 대내외 정세 속에서 국가방위력과 전쟁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해야 할 필수적 요구” 등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전략무력의 고도의 격동 상태 운영’이라는 두 가지 액션플랜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는 것이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해 12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지난해 말 김 위원장은 “세상은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뒤이어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핵 메시지로 북한 내부 동요도 통제 나서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와 대북 제재 장기화 등으로 인한 북한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핵 메시지와 군 부문 강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정면돌파전’의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 군사적 키워드를 재차 들고 나왔다는 것.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 당국이 지금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비롯해 보건의료, 건설, 그리고 국방건설 분야에서의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 주역인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을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 총참모장을 군 차수로 승진시킨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않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군수공업부장을 군사위 부위원장에 앉힌 것은 지속적인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박정천 역시 재래식 무기 열세를 보강하는 포병 화력을 적극 추진하는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