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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즐길 자격이 있다[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20-05-25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에 미국의 한 항공사와 호텔체인이 공짜 휴가를 선물했다.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의료진. 사진 출처 MSN닷컴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면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지 상당한 지혜가 쌓인 듯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을 합치는 우리 이웃의 훈훈한 스토리를 접할 수 있습니다.

△“Our goal is to get produce where it is needed most.”

미국 초중고교들은 대개 지역 농가로부터 급식 재료를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가 급식이 중단되면서 지역 농가들은 판로를 잃어 재료들을 그냥 내다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실업 광풍이 몰아닥치면서 굶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급식 재료들을 버리지 말고 푸드뱅크에 전달한다면 농가에나, 허기진 실업자들에게나 ‘윈윈’이지요. 버려졌을지도 모르는 23만9000t의 농식품들이 벌써 푸드뱅크에 전달됐다고 합니다. 이 운동을 전개하는 미 20여 개 대학의 연합 자선단체 ‘팜링크(FarmLink)’의 말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가장 필요한 곳에 음식 재료들을 연결해 주는 것이다.”

△‘Keep the cap, donate the gown.’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들은 졸업식을 취소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못 입게 된 가운을 어떻게 할까요. 바로 의료진에게 기부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슬로건은 ‘사각모는 가지고, 가운은 기부하자.’ 두 대학생이 시작한 이 운동 덕분에 벌써 7만5000명의 의료진과 응급요원들에게 가운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의료복,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PPE)도 없이 쓰레기 비닐봉투를 뒤집어쓰고 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하잖아요.

△“It’s our turn to take care of them when they are able to take a hard-earned break.”

최근 미국의 대형 호텔체인과 항공사가 손잡고 뉴욕 병원 근로자 4000여 명에게 근사한 선물을 했습니다. 의사, 간호사,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미국 내 또는 카리브해에서 즐길 수 있는 공짜 여행권과 항공권을 선물했습니다. 코로나가 지나간 뒤 휴가를 얻었을 때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지요. 호텔과 항공사 발표 내용입니다. “애쓴(hard-earned) 당신, 떠나라. 우리가 쏠 차례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