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서 책임감있고 진실하게 행동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어긴 자신의 수석 보좌관 도니믹 커밍스를 해고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커밍스는 존슨 총리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인물이다.
24일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자신의 집무실이 위치한 런던 다우닝10가에서 커밍스와 수시간 얘기를 나눈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존슨 총리는 “커밍스는 자신과 부인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아이를 위해 (부모가 거주하는) 북동부로 이동하는 것 이외에 대안이 없었다”며 “커밍스는 모든 면에서 책임감 있고, 합법적이고, 진실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커밍스가 모든 아버지와 부모들의 본능을 따랐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 문제로 그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I do not mark him down for that)”이라고 선을 그었다. 존슨 총리는 부모의 집은 물론 인근 바너드성을 여행했다는 추가 의혹에 대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의 행동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행동이었다”는 커밍스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커밍스는 지난 3월말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에서 400㎞가 떨어진 북동부 더럼 지역을 방문한 사실이 공개돼 제1야당인 노동당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커밍스가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이전인 같은달 23일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린 바 있다. 3월말은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커밍스는 같은달 27일 코로나19 증상이 있다며 2주일 간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다.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는 존슨 총리가 커밍스의 해고를 거부한 것을 두고 영국 국민의 희생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노동당은 대변인 논평을 내어 ”영국인은 일반 국민과 커밍스를 위한 규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총리실에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밖에 존슨 총리는 학부모와 교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단계적인 개학에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전일 대비 118명 증한 3만6793명으로 증가했다고도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