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 초 일일 1300만배럴의 생산량으로 세계 1위의 산유국 자리를 지키는 데엔 미국의 셰일 업체들의 도움이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한 미국의 생산량이 이 정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셰일 업체 수가 감소할 것이고, 살아남은 영세한 업체들은 공격적 성장 전략을 추진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위기가 끝난 뒤에도 생산 급반등은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원유 및 천연가스 업체 대표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10년 간 2배로 증가했는데 셰일 업체들은 이 같은 미국 원유 생산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 이에 힘입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자로 등극했다.
셰일 유정은 초기 시초할 때 대량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하지만 금세 열기가 식는다. 그래서 새 유정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기업들의 생산량은 1년 내에 30~50% 감소할 수 있다고 리서치 업체 우드 맥켄지는 전망했다.
하지만 신규 투자는 부진하다. WSJ 분석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상위 15개 업체는 올해 시추 예산을 평균 48% 축소 편성했다. 또 미국의 46개 업체들의 올해 자본 투자액 합계는 380억달러인데 이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 3월 중반 이후, 업체들은 석유 굴착 장치들 가운데 거의 3분의 2를 놀리고 있고, 장치들 수는 2009년 7월 이후 최소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이 예상보다 발리 기존 유정 시추를 재개한다고 해도 미국의 생산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형 파이프라인 업체 ‘플레인즈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는 웨스트 텍사스와 뉴멕시코의 퍼미안 분지에서 이번 달에 생산량을 일일 100만 배럴을 줄였다. 노스다코타의 바켄 셰일 지역에선 업체들은 2월~5월 중반에 약 50만 배럴을 줄였다.
대니얼 예르긴 IHS마킷 부회장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올 여름쯤에 900만 배럴로 바닥을 칠 것이고, 이후 약 1100만 배럴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월이 셰일 생산 절정이었다”고 말했다.
◇수익 저조로 월가와 관계 악화=예르긴과 다른 전문가들은 셰일 업계가 회복할 때에도 증가추세는 지난 수년간의 분주한 흐름에 필적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지난 수년 간 수익이 저조하면서 월가와의 관계가 악화된 것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미국의 대형 공공업체들은 지난 10년간 총 1조1800억 달러를 시추와 추출에 쏟아 부었다. 대부분 셰일 방식에서였다. 하지만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석유 업체로부터 8190억달러의 현금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이번 코로나19 위기 이전에 투자자들은 셰일업계에 대해서 등을 돌렸다. 지난해 업체들은 회사채와 주식 발행 등으로 230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곤두박질쳤던 국제가가 다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2016년 약 57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