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 곰곰이 생각해왔던 문제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게) 배신당하고 너무 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사용처 의혹을 처음 제기한데 이어 25일 기자회견을 다시 연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이 시점에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 할머니는 “제가 무엇이든지 바른 말을 하니까 전부 감췄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일본에서) 10억 엔이 왔을 때도 제가 알았으면 돌려보냈을 텐데 자기네들만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먼저 수요집회 등을 그만두라고) 할 수가 없었다. 1년 전부터 곰곰이 생각하고 생각했는데도 그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7일 기자회견을 열기 1개월 전쯤 윤 당선자에게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윤 당선자가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3월 30일에 전화를 했다. ‘미향 씨, 이러면 안 되지 않느냐. 한번 오너라. 그러지 않으면 나 기자회견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주 큰 소리로 당당하게 ‘기자회견 하라’고 했다. 그래서 5월 7일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대구에서 윤 당선자와 5분가량 만났던 일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할머니는 “(누군가)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줬다. 윤미향 씨가 들어오는데 놀라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어 “(윤 당선자가) 한번 안아달라고 해서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안아줬더니 나도 사람인지라 눈물이 왈칵 났다. 이걸 가지고 용서했다고 하면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대구=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