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매닝 vs 미컬슨-브레이디 화제 뿌린 ‘챔피언스 포 채리티’ 코로나 성금 목표액 2배 달성 승부는 우즈가 2년전 패배 설욕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메달리스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자선 골프 이벤트 대회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PGA투어 트위터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메달리스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The Match: Champions for Charity)’는 한 편의 쇼를 보는 듯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자선 경기로 열린 이번 대결은 100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경기 전개와 출전 선수들의 입담까지 더해져 목표액의 두 배인 2000만 달러(약 249억 원)의 성금이 모였다. 경기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의 온라인 성금이 쏟아졌기 때문.
2018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둘의 첫 이벤트 대회 맞대결에서 우즈는 연장 접전 끝에 미컬슨에게 패했다. 하지만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열린 이번 대결에서 우즈는 설욕에 성공했다.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에 출전한 4명의 선수가 코로나19 기금으로 모인 2000만 달러(약 249억 원)짜리 수표 모양의 패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필 미컬슨, 톰 브레이디, 페이턴 매닝, 타이거 우즈. 사진 출처 타이거 우즈 트위터
승부를 가른 것은 ‘전설의 쿼터백’ 대결이었다. 우즈과 짝을 이룬 매닝은 4번홀(파3)과 6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우즈 조는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스코어를 해당 홀의 팀 점수로 기록하는 것) 방식으로 치러진 전반 9개 홀에서 3홀을 앞섰다.
브레이디는 7번홀(파5)에서 약 100야드를 남기고 친 4번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갔다. 하지만 홀에서 공을 꺼내려다가 바지 엉덩이 부분이 찢어지는 일이 생겼다. 그는 “스윙할 때 회전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네 선수는 ‘거리 두기’를 위해 모두 각자 카트를 운전했고, 경기 후에는 주먹 인사를 나눴다. 바지 호주머니에 무선 마이크를 차고 중계진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11번홀에서 이글을 기록한 미컬슨과 브레이디는 하이파이브 대신 허공에서 서로 손을 맞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