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충무초등학교 교실에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이 띄엄띄엄 배치돼 있다. /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지역 중학생들은 이번 학기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고 기말고사 한번으로 평가받게 됐다. 입시를 코앞에 둔 고등학생도 서울에서는 감염병 확산 우려 때문에 야간자율학습이 금지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2·중3·초1~2·유치원생의 오는 27일 ‘2차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등교수업 운영 방안 후속대책’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우선 중학교의 경우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량 부족을 감안해 이번 학기 중간고사를 생략하고 기말고사만 치른다. 순차 개학으로 인해 등교수업 일수가 부족하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학교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해 민원을 막고 학생 부담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등교수업이 5차례 지연되면서 빡빡한 학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합해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여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고등학생은 1학기에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모두 치른다는 계획이다.
강연흥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일정이 빡빡한 것은 사실이나 시험을 1회로 줄이면 부작용이 훨씬 클 수 있다”며 “한 번의 시험만으로 입시에 매우 크게 작용하는 내신 성적이 결정된다면 기회를 공평하게 얻지 못했다는 공정성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여건이 다른 지점을 감안했다”며 “고등학교는 (중간고사 폐지를) 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중·고등학교 모두 1학기 수행평가 영역과 비율, 서·논술형 평가 비율 등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수행평가 비율을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학생 평가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했다.
오는 27일 등교 개학 이후 고3은 매일, 고1·2는 격주로 등교하게 되는데 등교한 학생 가운데 희망자만 오후 6시까지 자율학습실을 사용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이때도 Δ자율학습실 입실 전 발열체크 Δ수시 환기 Δ안전거리 확보 Δ마스크 착용 Δ공유 물건 사용 금지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최소 주1회 이상 등교수업 실시를 원칙으로 하되 학교별 상황에 맞게 학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격일제, 격주제, 원격수업의 날 운영 등 학교별 학사 운영에 따라 단위학교의 등교 수업 시작일은 달라질 전망이다.
돌봄과 관련해서는 등교 개학 이전 ‘긴급돌봄’에 준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돌봄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학교의 돌봄수용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는 중학교 4곳, 고등학교 56곳, 특수학교 2곳 등 모두 62개교다. 입소 학생은 6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기숙사 입소 인원이 100명이 넘는 학교는 보건인력이 학교를 방문해 검사를 시행하고, 100명 미만 학교는 학생들이 시내 7개 시립병원에서 검사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 강서구 미술학원·유치원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인근 11곳의 유치원·초등학교가 등교 날짜를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나온 서울 양천구에서도 2개 초등학교가 등교 날짜를 뒤로 미뤘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된 강서구 초등학교는 7곳, 유치원은 12곳이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는 6곳은 6월 1일, 1곳은 6월3일 등교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유치원의 경우 2곳은 6월1일, 1곳은 6월3일, 1곳은 6월8일 등교 개학을 맞는다. 나머지 유치원 8곳은 예정대로 오는 27일 등교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신월2동에 있는 은혜감리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학부모들의 등교 연기 요구가 이어졌던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4곳과 관련해서는 2곳은 오는 27일 예정된 날짜에 등교 개학을 하고, 나머지 2곳은 날짜를 뒤로 미뤄 6월1일 등교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사정이 다른 만큼 탄력적으로 대응해서 (등교 개학 관련) 가이드라인은 바꿔 가겠다”며 “초등학교의 경우 최대 34일의 등교 선택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함께 결정하면서 방역과 학업을 조화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