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5일 기자회견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의 ‘선 사실 확인, 후 거취 결정’이라는 방침에도 윤미향 당선자를 겨냥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 내부적으로 당이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윤 당선자를 공개 지지했던 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소명해야 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썼다. 윤 당선자의 소명을 촉구한 것으로 그동안의 신중 기조에서 다소 벗어난 것이다. 4선 중진인 강창일 의원은 윤 당선자의 보다 적극적인 해명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라디오에서 “상식적인 선에서 뭔가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고 해명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자는) 사실 관계는 검찰수사에 맡기더라도 할머니가 지적한 근본적 문제에 대해 해명할 것은 해명해야 한다. 이렇게 시끄럽게 된 것 자체는 사과해야 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운동,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을 하다가 정치권에 온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별로 박수를 치고 싶지 않다. 그 부분에서 아쉽다”고 했다.
당이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고위관계자는 “‘조국 사태’ 때 당이 취했던 조치를 살펴보면 해답이 있을 것”이라며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고,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시점에 사퇴했다”고 했다. 21대 국회 개원 전 윤 당선자가 직접 해명하는 자리를 갖고 이후 여론에 따라 후속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날도 “윤미향 스스로 소명을 하든지,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제명을 하든지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등 당원들의 항의성 글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친여 성향 인사들은 윤 당선자를 비호하며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대해 저렇게까지 거부감을 보이실까 솔직히 납득 안 된다”고 했다. 또 “(할머니가) ‘밥을 못 먹었다’. ‘난방비가 없었다’는 얘기가 돌아다니는데 사실일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는 모금된 돈으로 누구 개인이 밥을 먹자 그러면 지출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가자인권평화당 최용상 대표를 언급하며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해 보인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문 중 ‘소수 명망가에 의존하지 않고 정대협 성과를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대목을 두고 “그 연세 어르신이 쓰는 용어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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