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석5거리 등 52곳 연말까지 단속 어린이보호구역 주차장 순차 폐지 ‘안전속도 5030’ 10월부터 시행
인천 남동경찰서 교통안전계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22일 오전 구월아시아드선수촌아파트 사거리의 한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8일 오후 11시 20분경 인천 부평구 경인로 동소정사거리에서 길을 건너던 70대 할아버지가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수굴다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던 시내버스 운전사 A 씨(59)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할아버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 인천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동소정사거리는 지난해에도 횡단보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라며 “보행자 안전관리 도로로 지정해 상시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18일부터 횡단보도 등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하는 차량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인천에서 발생하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보행자의 비율이 높아 이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9062건에 이르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133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53명(39.8%)에 이르는 보행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남동구 간석오거리∼석천사거리 구간 등 52곳을 보행자 안전관리 도로로 지정해 12월까지 단속하기로 했다. 교차로 주변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나 신호를 위반하는 시내버스와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이 중점 대상이다. 경찰관이 현장에서 상주하며 단속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교통 정체가 발생하는 시간에는 캠코더로 촬영해 단속한다. 다만 경미한 위반 행위는 벌점이나 범칙금을 부과하지 않고 계도할 방침이다.
어린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노상주차장 84곳(1032면)을 순차적으로 폐지한 뒤 통행로나 안전펜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들 장소에 주차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앞 60여 곳에 이르는 어린이보호구역 주변 도로에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설치하기 위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경찰청은 인천 시내 주요 간선·이면 도로에서 차량 속도를 각각 시속 50km와 30km로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을 10월부터 시행한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심지 간선도로 중 보행자가 많은 구간은 차량 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 이하로, 주택과 초등학교가 밀집한 이면도로에서는 시속 30km로 제한해 보행자를 보호하는 정책이다.
이경우 인천경찰청 교통안전계장(47)은 “내년까지 보행자 사망사고를 매년 30%씩 줄이기 위해 보행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교통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