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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골판지서 바이러스 24시간 산다는데… 방역당국 “전세계서 감염사례 없어”

입력 | 2020-05-28 03:00:00

온라인선 “장갑 끼고 받아야” 걱정… 전문가 “손 잘 씻으면 문제없어”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장갑을 끼고 받아라’, ‘만지기 전 소독제를 뿌려라’ 같은 자구책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와 방역당국은 택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물체에서도 며칠간 생존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프린스턴대 등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골판지(종이보드)에서 24시간,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에서 2∼3일, 구리 표면에서 4시간 생존했다. 택배용 종이상자에서 하루 동안 생존할 수 있는 셈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제로라고 할 순 없다”며 “최근 ‘로켓배송’과 같은 신속배송 서비스가 많은데 확진된 포장직원이나 배송요원의 비말이 택배 표면에 묻은 채로 24시간 안에 배송이 된다면 이론적으로는 감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습도와 온도 등 다양한 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저온 건조할 때 오래 생존하고 고온 다습할 때 생존 기간이 짧아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건강센터는 “바이러스가 살아남으려면 적당한 기온과 습도가 필요하고 자외선을 피할 수 있어야 하는데 택배상자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방역당국 또한 택배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되는 물건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김 교수는 “택배 수령인이 손으로 표면을 만졌다 하더라도 손을 잘 씻는다는 수칙을 지키면 마지막 순간에 차단이 되는 것”이라며 “평상 시 자주 손을 씻고 눈과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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