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중3, 초1·2학년 및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2차 등교수업 시작 이틀째인 28일 등교가 중단된 학교가 800곳을 넘어섰다.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감염이 확산하면서 지역 내 학교가 일괄 폐쇄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부의 등교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판 여론이 더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등교를 중단한 학교는 전국 838곳이다. 시도별로는 경기(261곳)가 가장 많고 이어 인천(242곳), 경북(186곳), 서울(117곳) 등의 순이다. 학생 코로나19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7일 상일미디어고 3학년생 1명이 등교 이후에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같은 날 밤 늦게 신도림중 1학년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등교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4명이다. 등교 수업이 시작되기 전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20일 이후에만 7명으로 집계됐다.
지역의 학교 전체가 폐쇄되는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발 감염이 잇따르는 수도권이 대표적이다. 이날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는 각각 153개 학교와 89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날 고3 등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등교를 전면 취소한 경기 부천시(251곳)와 경북 구미시(182곳)는 이날까지 등교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28일 하루에만 추가로 등교가 중단된 학교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에서 284곳에 달한다.
● 커지는 현장 불안
본격적인 등교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학교 폐쇄가 잇따르면서 학부모 불안은 더욱 커진 상태다. 이제라도 1학기 등교 수업을 취소하라는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초등학생 학부모 A 씨는 “같은 구의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바로 인근 학교만 등교를 중지하고 걸어서 10분 거리의 나머지 학교는 모두 등교 중”이라며 “나는 불안해서 아이를 안 보내고 있지만 전면 등교 연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중1 학생이라고 밝힌 사람이 ‘부디 등교개학을 미뤄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 온라인 카페에서는 회원들이 “등교 연기를 요구하가”며 교육부 등교 업무 담당 공무원의 전화번호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서 4세 아이가 확진 판정을 받은 초등학생과 놀이터에서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최근 바꾼 교내 마스크 사용 지침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한 학부모는 “운동장 같은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지침이 수정됐던데 너무 불안하다”면서 “놀이터에서도 감염되는 마당에 학교가 과연 안전하겠느냐”고 말했다.
등교 수업에 대한 불안 여론이 커지자 교육당국은 난감해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3개 지역 교육감과 쿠팡 물류센터 감염과 관련해 추가 확산을 막을 대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시도별 등교 중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또 6월 3일 고1, 중3, 초3·4를 대상으로 예정된 3차 등교 수업 시작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7일 유 부총리는 “원격수업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할 수 없다”며 등교 수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교육부 당국자 역시 이날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있을 경우 학교 또는 지역이 교육청, 방역당국과 협의해 등교 중지를 결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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