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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역성장’ 위기…한은, 올 경제성장률 -0.2%로 하향 제시

입력 | 2020-05-28 17:28:00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하며 22년 만에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최악의 경우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의 단기 반등은 어렵다고 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인하해 사상 최저치를 새로 썼다.

한은은 28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2월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내놨으나 석 달 만에 이를 큰 폭으로 낮췄다. 코로나19로 수출, 투자, 소비, 고용 등이 전방위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한은 예상대로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외환위기 충격이 덮쳤던 1998년 ―5.1%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는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0.8% 성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 달 전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진정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3.1%로 제시했다.

특히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코로나19 환자가 올해 3분기(10~12월)에 정점에 도달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7.1%까지 떨어져 한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낮췄다. 한은이 3월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자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낮춘 ‘빅 컷’을 단행한 지 두 달 만에 추가 인하다.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박성민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