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통 고객과 유대감 극대화
LG유플러스의 상담사들은 고객들이 반려동물 관련 상품 ‘펫케어’에 대해 물어오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이같이 말한다. ‘반려동물’, ‘강아지’라는 단어보다는 ‘아기’라는 표현을 써 유대감을 극대화한다. 상품 설명도 정보 전달보다는 ‘고객과 눈높이 맞추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 ‘코코’가 아빠가 집에 없을 때도 잘 지내는지 확인할 수 있고, 운동도 유도하고, 기분에 따라 음악도 틀어줍니다.” 기존에 해온 상품 기능과 가격 위주의 설명도 이같이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매장 판매 비중이 높은 통신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휴대전화 개통 등 통신상품 판매를 비대면으로 대체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은 고객과의 비대면 소통기술 혁신과 함께 비대면 상황에서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쉬운 언어’, ‘설득 언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설득언어’는 상담 메뉴얼에서 상품의 기능, 타사 대비 장점, 가격 정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썼다. 또 다양한 동영상 소개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해 이해를 돕고 있다. LG유플러스 박수 고객가치혁신담당은 “자사 상품 자랑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며 “비대면 소비가 더 확산되면 더 쉽게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고객의 감정 상태까지 파악하는 ‘인공지능(AI) 상담 어시스트’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 솔루션은 상담사에게 고객의 음성, 감정을 분석해 그래프로 보여주고, 맞춤형 상담 시나리오까지 제공한다. 고객과 대화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키워드를 추천하고, 대화를 짧게 요약해주기도 한다. 또 고객이 생년월일과 주소를 말하지 않아도 음성만으로 최단 5초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AI 상담 어시스트가 도입되면서 상담 처리시간은 평균 약 15초가 단축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매장 방문 고객이 급감하는 시대에 콜센터, 온라인 판매는 통신업계의 생명줄”이라며 “고객이 콜센터나 온라인을 통해 문의를 하는 게 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편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