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법원, 사기혐의 인정… “美 범죄인 인도요청 요건 충족” 中 “우리 첨단기술 쓰러뜨리려해”… 캐나다와 관계도 더 악화될듯
27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의 헤더 홈스 재판관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캐나다 법률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기소된 멍 부회장의 혐의가 실제 이뤄졌다면 이 범죄는 캐나다에서도 범죄라는 취지다.
런정페이(任正非·76)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그가 대(對)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과 장비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를 속인 혐의로 기소했고, 캐나다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미 상무부는 15일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나온 이번 판결에 주캐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e메일 성명을 통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인도 요청은 화웨이 등 중국의 첨단 기술기업을 쓰러뜨리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이후 자국 내 캐나다인 2명을 구금했다. 육류와 카놀라유 등 캐나다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도 막았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