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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업장 타고 급속 확산에… 다시 꺼낸 다중시설 운영중단

입력 | 2020-05-29 03:00:00

내달 14일까지 수도권 방역 강화




박물관 다시 ‘임시 휴관’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임시 휴관 안내문을 설치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14일까지 수도권 내 공공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뉴스1

29일부터 수도권 내 공공 다중이용시설이 다시 문을 닫는다. 다음 달 14일까지다. 이달 초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 수도권 집단 감염 우려


2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7차 전파까지 확산되는 데 1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명의 확진자가 다음 사람을 감염시키는 데 평균 3일도 안 걸렸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79명으로 늘었다. 이태원 클럽 감염 초기에는 방문자와 가족, 동료들 사이에서 소규모 감염이 진행됐다. 그러다 최근에는 수도권 주점과 식당,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감염 규모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다만 방역 당국은 이태원 클럽과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다.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근무자와 방문자를 비교적 쉽게 특정할 수 있다. 이태원 클럽은 초기에 이용자 파악이 쉽지 않았다. 이태원 클럽 전수조사는 약 15일이 걸렸지만, 부천 물류센터는 3, 4일 이내에 접촉자 조사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속도다. 권 부본부장은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 첫 감염 확인 후 단 3일 만에 약 70명의 확진자를 찾았다”면서도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일단 신속한 진단 검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 계속 확산되면 사회적 거리 두기 복귀

방역 당국은 일단 수도권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수원과 미술관, 박물관, 공원, 국공립극장 등이 문을 닫는다. 수도권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학생들이 자주 찾는 학원, PC방 등에도 정부 차원의 행정조치가 내려진다. 이 시설들은 운영을 자제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집합금지 등의 추가 조치가 취해진다.

앞서 방역 당국은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 유지 조건으로 △2주간 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 경로 불명 사례 5% 미만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을 내세웠다. 이달 13∼27일 확인된 확진자 353명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는 7.6%(27명).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방역 당국 기준 3개 중 2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당장 사회적 거리 두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적으로 생활방역 체제는 유지하되 일단 수도권에 한해 방역을 강화한 뒤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서 “상황이 악화돼 더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때는 부득이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로 다시 환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에 빈틈이 있다고 지적한다. 집단 감염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위험 시설에 특화된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운영을 중단키로 한 연수원이나 미술관, 박물관에선 코로나19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 같다”고 했다.

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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