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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공수처, 검찰통제 수단” 文대통령 “靑측근 등의 비리 막는것”

입력 | 2020-05-29 03:00:00

‘공수처 7월 출범’ 靑요구에 이견




21대 개원 앞둔 국회의사당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을 이틀 앞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21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회 개원 기념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7월 출범에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유독 공수처 시행을 위한 후속 법안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미래통합당이 ‘무소불위의 옥상옥(屋上屋)’이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공수처를 ‘협치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신속한 처리를 압박한 것. 이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공정과 법치주의가 작동될 때 국민 통합이 이뤄진다”고 맞받아치면서 여야가 21대 국회 개원 전부터 공수처로 격돌하는 양상이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공수처법은 여당이 하려던 법안이었다”며 “많은 국민과 저희 당은 검찰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과정에서 180일을 채우지 못하는 등 절차상의 위법이 있고, 인사청문 제도도 정비되지 않은 상태인데 청문을 해달라는 것은 졸속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통령 주변 특수관계자나 측근도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공수처가) 검찰 견제 수단으로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며 “원래 뜻은 대통령 주변 측근의 권력형 비리를 막자는 취지”라고 했다. 문 대통령 본인 측근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검찰 개혁의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문 대통령이 직접 공수처의 7월 출범을 당부했지만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수처가 제때 출범하기는 갈수록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위해 여야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 등 규칙, 인사청문회법 등을 처리해야 한다. 설령 후보추천위가 구성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 추천 인사로 구성된 위원 7명 중 6명의 동의를 얻어 공수처장 후보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지명해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열게 되는데, 야당 추천위원 중 2명이 반대하면 추천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 주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천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2명은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에 비토권을 준 것”이라며 “두 명이 반대하면 임명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야당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장 임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도 요구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수처를 만들면 필요 없다면서 (임명을) 지연했는데 특별감찰관과 공수처의 역할과 기능이 달라 조속히 채워지는 게 맞다. 청와대와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특별감찰관이 들여다보는 게 훨씬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관과 기능이 중복될 수 있어 같이 둘지, 특별감찰관을 없앨지 국회의 논의를 바란다”며 “특별감찰관 임명을 양당이 협의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여야 간 타협점을 못 찾은 문제들은 이제 한 페이지를 넘겼으면 좋겠다”며 “과거 민주화 대 독재 대결 구도는 끝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등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 있었던 데 대한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는 없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통합, 협치 환경 조성 이런 측면에서 말씀드렸고 직접적인 사면을 말씀드리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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