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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긴 돈 없다”는 윤미향, 내일부터 국회의원…의혹 모두 ‘부인’

입력 | 2020-05-29 16:29:00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의연의 회계부정 등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0.5.29/뉴스1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29일 잠행 11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 유용 논란 등 모든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사퇴 주장에 대해서도 “의정활동으로 실타래를 풀겠다”며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만, 개인 계좌로 모금한 점, 아버지를 관리인으로 채용한 점, 이용수 할머니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점 등 일부 회계상 오류와 도덕적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윤 당선인은 20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있게 일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당선인은 오는 30일부터 21대 국회의원으로서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더 섬세하게 할머니들과 공감하지 못한 점, 한시라도 더 빨리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피해자 분들의 명예를 회복해 드려야겠다는 조급함으로 매 순간 성찰하고 혁신하지 못한 저를 돌아보고 점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동안 제기된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모금과 관련해 “1992년 운동 시작 단계에서 국민 모금을 한 차례 진행했고 신고한 피해자에게 균등하게 250만원씩 나눠드렸다”며 “두번째는 지원금 약4300만원을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세 번째 2015년 한일합의를 무효화하고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국민모금을 진행했고, 10억엔을 거부하는 할머니들에게 모금액에서 1억원씩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의혹을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를 거론하며 “이 할머니의 여러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성금을 전부 할머니에게 지원하지 않느냐는 일부의 비난은 그간의 성과와 정대협·정의연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 힐링센터(안성쉼터)와 딸의 미국 유학자금 마련 배경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윤 당선인은 안성 힐링센터 ‘업계약’ 논란과 관련해 이규민 당선인까지 함께 거론되는 점에 대해 “당시 형성된 시세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다.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 아버지를 힐링센터 관리인으로 채용한 것은 “빈집으로 관리 없이 놔둘 수 없었다. 잘못됐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15년 한일합의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합의내용을) 인지하고 이를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한 할머니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사실이 아니다. 외교부 입장 발표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외교당국자들이 잘못된 합의의 책임을 정대협과 저에게 전가하는 점은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가족과 관련해 윤 당선인 남편의 신문사가 정의연 일감을 수주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과 딸의 유학 자금 마련 배경에 대한 기금 유용 논란이 이는 것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했다.

그는 “가족들이 현금으로 주택 5채를 구매했지만 (정대협 자금 횡령 의혹 관련) 그런 일은 단연코 없다”면서 “정대협 활동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딸의 유학자금 마련에 대해선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됐다. 그 외 부족한 비용은 제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1994년 10월 ‘남매간첩단’사건에 연루된 윤 당선인 남편이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지만 재심을 신청해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 받았다고 밝혔다.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은 약 2억4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자신의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것에 횡령 의혹까지 불거진 점에 “제 개인 명의 계좌 네 개로 모금이 이뤄진 사업은 총 9건”이라며 “전체 할머니를 위한 것이 아닐 경우 제 개인 계좌로 모금했다. 최초 모금은 2012년부터 이뤄진 ‘나비기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최근 계좌이체내역을 일일이 다시 보니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 부끄러워진다”고 사과했다. 다만 “계좌에 들어온 돈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라며 이와 관련된 의혹에도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에 따르면 4개의 윤 당선인 계좌에 모인 모금은 약 2억8000만원으로 모금 목적에 맞게 사용된 금액은 2억3000만원, 나머지 약 5000만원은 정대협 사업에 사용됐다.

윤 당선인의 이날 소명에도 검찰 조사가 남아있는 만큼 결과에 따라 윤 당선인이 사퇴할 의사가 있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윤 당선인은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검찰 수사를 제 직(국회의원)을 핑계로 피할 생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에서 사퇴 권유를 하지 않았는지 묻자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문에서 의혹을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를 3번 언급하는 데 그치는 등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다만 이후 질의에서 이 할머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제가 신뢰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진심을 전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지난 2012년 이 할머니의 비례대표 출마를 막았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을 피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내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