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1호 사건=윤석열’ 질문엔 “성역은 없다고 생각하면 돼” 답변 “한명숙사건 재조사 필요” 재확인 법조계 “수사대상 언급 부적절”
사진=김재명기자 base@donga.com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올 7월 15일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대해 “검찰이 권력과 유착해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거나 제 식구 감싸기식의 축소 수사를 한 사건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과 달리 독립기관인 공수처를 지휘할 아무런 권한이 없는 법무부 장관이 공수처 수사 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은 29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검사가 권력에 유착해 사법 정의를 세우지 못했거나, 조직 내부의 큰 사건을 감추고 축소한 것들에 대한 반성적 입장에서 공수처가 탄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수처 1호 사건’의 수사 대상에 대해 “특정 개인의 문제로만 하면 (공수처) 출발부터 취지가 논란에 빠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관련 의혹이 1호 사건이 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성역은 없다고 생각하시면 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누군가가 수사 대상으로) 적합지 않다는 말은 제가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모든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공수처 수사 대상의) 적용을 받아 부패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를 확정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9억 원 수수 사건에 대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사건이 기획되고, 이를 위해 증인을 불러내어 말을 맞추었다는 고백이 담긴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비망록이 1200쪽에 달한다”며 “적어도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면 검찰 조직을 지휘하는 제 입장에서는 예외 없이 조사는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