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40대 남성 A씨는 지난 26일 휴대전화 메시지 1통을 받았다. “정상 영업이 불가피해 외부 진행으로 예약, 멤버십 형태로 영업합니다.”
비밀영업을 하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가 ‘회원’ A씨에게 보낸 문자였다. 이 업소는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꼼수 예약제 영업’을 하고 있다.
해당 업소 측 관계자는 지난 29일 “룸살롱을 비롯한 유흥업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을 중단했다”며 “우리 업소는 멤버십 회원들을 상대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앞서 클럽을 비롯한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무기한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집합금지명령은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한다. 비밀 유흥업소는 ‘감염 고위험 사업장’인 클럽과 코인노래방 못지않게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강남 주요 유흥업소는 간판 불을 끄고 몇 개월째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인근 직장인들은 “경찰 단속도 피했던 비밀업소가 코로나19에는 백기투항해 문을 닫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일부 업소는 남몰래 영업 중이다. 역삼역 인근 2차선 도로에는 선정적인 사진과 함께 비밀업소 측 휴대전화 번호가 새겨진 전단이 여러 장 뿌려졌다. 뒷골목에서도 비밀 업소는 활개를 치고 있다. 이 업소는 마사지 숍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론 유사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게 인근 직장인들의 말이다.
직장인 B씨(38)는 “사람들 발길이 확실히 줄었으나 역삼역 뒷골목 쪽이나 오피스텔 건물에 비밀 업소가 자리 잡아 영업하고 있다”며 “문제긴 문제다”고 혀를 찼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을 비롯해 1~2m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도 다음 달 14일까지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한 상태다.
그러나 비밀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좀 더 철저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밀 유흥업소 정도는 아니지만 감염 우려가 높은 노래방은 손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이날 밤 9시쯤 ‘불금’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은 역삼역 인근 노래방에는 손님 2명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50석을 갖춘 사업장이다. 이 노래방 직원 C씨(여 63)는 “매출이 코로나19 전보다 80~90% 크게 감소했다”며 “비밀업소든 노래방이든 문을 닫으려면 차라리 모두 문을 닫아야 하는데 먹고는 살아야 하니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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