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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온라인 삼성고시’에…재계 ‘성공적’ 평가, 응시생 반응은?

입력 | 2020-05-31 16:40:00

삼성그룹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채용 GSAT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시험으로 진행했다. 사진은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20.5.31/뉴스1


이른바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가 지난달 30,31일 이틀 동안 치러졌다. 올해 GSA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시험으로 치러진데다 최근 대졸 공개채용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라 여느 때보나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총 4차례로 나눠 치러진 ‘온라인 GSAT’에 대한 응시생들의 반응은 “장거리 이동, 코로나19 감염 위험 등에 대한 피로감이 없어 만족스러웠다” 혹은 “낯선 시험 방식 탓에 문제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다” 등으로 다소 엇갈렸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국내외 수만 명이 응시하는 대규모 시험을 ‘온라인’이라는 방식으로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오프라인 집합방식 시험을 선호해온 국내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채용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아직 채용계획 및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삼성 온라인 GSAT가 좋은 참고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 감안해 시간·문항 축소, 부정행위 철저히 차단

이번 온라인 GSAT는 ‘각 층에 5개 방이 마련된 2층짜리 건물이 있다. 8명이 이 방을 쓰는 경우의 수를 구하라’(수리논리)거나 ‘상서롭다’ ‘판이하다’의 유의어 반의어 찾기(추리논리) 등 주요 영역별로 이전과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은 장시간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온라인 시험 특성을 감안해 올해부터 시험영역과 문항 수를 과감히 축소했다. 4개영역 총 110개 문항이 출제됐던 이전과 달리 수리논리(20문항·30분)·추리논리(30문항·30분) 2개영역만 남기고 총 50문항을 출제했다. 시험 시간도 1시간으로 줄었다.

응시생들은 대부분 자택이나 기숙사 등에서 개인 컴퓨터로 GSAT에 참여했다. 삼성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생들 모두 시험 진행 중 스마트폰으로 본인과 모니터를 촬영하게 하고, 이 모습을 감독관들이 실시간 모니터링 했다. 감독관들은 응시생들의 책상 밑, 창문 상태까지 사전에 확인하고 시험 도중 모니터를 가리키는 행동 등 특이한 행동을 금지시키는 등 부정행위 가능성을 철저히 막았다.

삼성 관계자는 “GSAT 응시생 대부분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라 온라인 시험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라며 “사전 예비소집 등을 통해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휴대전화 거치대 등을 우편 발송하는 등 응시생들이 최대한 안정적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 “언택트(비대면) 채용 방식 더 확장”

이번 삼성 GSAT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실시한 대규모 온라인 채용시험이다. 삼성 측은 그동안 학교 등을 빌려 대규모로 치러온 지필고사 보다 온라인 시험이 사회적 비용을 축소하고, 응시자 편의를 높이는 등 장점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은 전 계열사에서 언택트(비대면) 채용 방식을 확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준비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31일 GSAT를 치른 한 취업준비생 A씨(25)는 “오프라인 시험을 보려면 새벽부터 준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는데 집에서 편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모니터를 보며 문제를 풀어야 하는 등 낯선 환경 탓에 체감 난이도가 이전보다 높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취업 준비생 B 씨(26)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모니터를 만지지 못하게 해 문제 풀이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온라인 GSAT 도입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점을 마련한 뒤 다른 채용분야에도 이 같은 방식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동일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