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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기록 공유… 슬기로운 운동생활

입력 | 2020-06-01 03:00:00

[커버스토리]‘거리두기’에 위치기반 운동앱 인기




평소 사이클 동호회에서 장거리 사이클링으로 탄탄한 체력을 유지해 오던 회사원 곽모 씨(34)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두 달 넘게 단체운동을 나가지 못했다. 재택근무여서 홀로 운동할 시간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혼자 타는 사이클은 재미가 없었고 무엇보다 경쟁심이 떨어져 꾸준히 지속하기도 힘들었다. 곽 씨는 급속도로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른바 ‘아저씨들의 온라인 운동 앱’에 가입했다. 실제로는 혼자 사이클을 타지만 앱상의 지도를 선택하면 같은 코스를 달린 회원과 서로의 기록을 비교할 수 있어 좀 더 많이 땀을 흘리는 유인이 되고 있다.

오프라인 단체 동호회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도 온라인 위치기반서비스(LBS) 운동 앱을 통해 보다 생생한 운동 기록을 공유하며 활발하게 소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따로 또 같이’ 운동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 역시 주말마다 사내 동호회 직원들끼리 함께 달리기를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회사 방침에 따라 오프라인 모임을 지양하고 있다. 김 씨는 대신 달리기 동호회 앱을 깔고 현재는 앱 속의 회원들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한 발이라도 더 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앱 속의 소셜미디어에 완주 기록을 지도와 함께 공유하니 자신의 달리기 기록이 체계적으로 남아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김 씨는 “지도에 달리기 내역이 표기되니 동호회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서로가 다녀갔던 공간을 달려보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며 “서로의 기록을 보며 경쟁하는 재미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기존에 LBS 운동 앱을 사용하지 않던 이용자들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나이키 런 클럽의 올해 4월 월간이용자수(MAU)는 10만7371명으로 전년 동기(4만2989명) 대비 150% 성장했다. 오픈라이더, 스트라바, 아디다스 러닝, 리라이브 등 다른 LBS 운동 서비스들도 같은 기간 이용자가 52∼129% 상승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날이 풀리면 자연스럽게 운동 앱 이용자가 증가하지만 올해에는 그 추세가 전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다”며 “사람들과 어울려 야외 활동은 하고 싶은데 만나기는 꺼려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IT 서비스를 활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BS 운동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게임적인 요소가 가미된 덕분이기도 하다. ‘스트라바’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갔던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자신의 기록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의 기록과 비교해볼 수 있다. ‘오픈라이더’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거리, 주행시간, 최고속도 등을 실시간 확인하며 랭킹 경쟁을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LBS를 사업 기회로 보고 관련 게임을 만들려는 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LBS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자 라이프엠엠오라는 자회사를 설립했고 현재 ‘아키에이지 워크’라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전 세계에서 포켓몬 고가, 지난해에 일본에서 드래곤퀘스트 워크라는 LBS 게임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며 “코로나19로 LBS 운동 앱 이용자 확대 등 저변이 넓어지면서 게임 외 더 다양한 서비스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