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선 스킨스’ 4명의 소회 “이렇게 오래 집에 있어 본 적 없어… 일어나면 머리카락 치울 생각만” 문경준-이수민 팀 최종홀 6m 버디 박상현-함정우 팀에 극적 역전승
문경준이 1일 경기 용인시 플라자CC에서 열린 ‘KPGA 스킨스 게임 2020’ 18번홀에서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문경준과 상금왕 이수민 팀은 2000만 원이 걸린 이 홀에서 승리하며 박상현-함정우 팀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6월이 시작되는 1일, 경기 용인시 플라자CC에서 열린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스킨스 게임 2020’ 사전 기자회견에서 박상현(37·동아제약)은 힘줘 말했다. 오랜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된 설렘과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교차하는 듯했다. 1995년 골프를 시작해 2005년 KPGA투어에 데뷔한 후 통산 10승(국내 8승, 일본 2승)을 따낸 그는 “대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직장 잃은 사람의 심정을 알 것 같다”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던 KPGA투어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다음 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선기부 이벤트 대회가 열린 것. 지난 시즌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문경준(38·휴셈)과 상금왕 이수민(27·스릭슨)이 한 팀, 박상현과 2018시즌 명출상(까스텔바작 신인상) 수상자 함정우(26·하나금융그룹)가 한 팀을 이뤄 2 대 2 대결을 펼쳤다.
선수들이 대회가 끝난 뒤 팔꿈치를 부딪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민, 박상현, 문경준, 함정우. 용인=주현희 스포츠동아 기자 teth1147@donga.com
한편 이날 대회에선 문경준-이수민 팀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극적인 역전 승리를 따냈다. 2000만 원이 걸린 18번홀에서 문경준이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번홀(파5)을 이수민의 샷 이글로 출발하더니 처음과 끝이 화끈했다. 10스킨을 따낸 문경준-이수민 팀이 5600만 원을, 박상현-함정우 팀이 8스킨에 4400만 원을 획득했다. 문경준은 9번홀(파5)에 걸린 롱기스트(290m), 16번홀(파3)의 니어리스트(2.5m) 상금(각 200만 원)도 따내며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가장 많은 6스킨을 따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박상현은 “그저 일을 한다는 게 너무 좋고 뿌듯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문경준-이수민 팀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 구호협회에, 박상현-함정우 팀은 국경 없는 의사회 한국지부에 각각 상금을 기부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