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차관 거시경제금융회의서 5월 물가동향 평가 "미·중 갈등 심화…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산 우려" "코스피 2000선 회복 이면 실물경제 냉철히 주시해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어떤 모습의 회복세를 보이는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범 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5월 소비자 물가가 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71(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건 지난해 9월(-0.4%) 이후 처음이다.
이어 “물가하락 압력의 확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주요국) 봉쇄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및 내수 부진 등 수요측면의 충격과 유가 하락 등 공급측면의 충격이 점차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세 둔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주요국 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경제 회복세를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감염병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회복의 방향과 소요 기간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불확실성 속에서 물가하락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지연되고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 김 차관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의 과감하고 기민한 재정·통화정책 대응과 최근 주요국의 봉쇄조치 완화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비교적 강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들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 책임공방으로 재연된 양국 간 갈등이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중국의 홍콩 국가안전법 제정 결의안 의결 등을 계기로 심화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까 우려된다“며 ”미·중 간의 갈등 격화는 세계 경제의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김 차관은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수요 위축의 직접 영향을 받는수출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고,우리 제조업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앞으로 상황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