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제출하고 있다. 2020.06.01.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1대 국회 ‘1호 법안’ 제출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린 후 나온 비판에 대해 2일 “수용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이 ‘안전한 노동’ 등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1호’로 제출하는 과정에서, 보좌진들이 4박5일 간 경쟁적 대기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의원은 전날 오전 9시 국회 본청 의안과 접수센터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사회적 가치법)을 가장 먼저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공공기관이 비용절감이나 효율성보다는 인권 보호, 안전한 노동 등 ‘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이런 법안을 1호로 등록하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4박5일간 보좌진들이 번걸아가며 의안과 앞을 지킨 것으로 알려져 ‘법안과 반대되는 행동’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바보 아니냐? 3탕 법안으로 고작 저 (1호 제출)사진 하나 찍으려고 보좌진들에게 4박5일 교대로 밤을 새우게 하는 것이 한국의 노동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는 일로 초과근무를 시키니,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안 일어날 수가 없다. 아마 저게 왜 문제가 되는지도 모를 거다. 저런 걸 늘 당연하게 생각해 왔으니”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2일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24시간 줄을 선 것은 아니고 4박 5일 먼저 가서 ‘찜’을 했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해명하면서도 “지적에 대해서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제가 우리 보좌진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줄 몰랐다”며 “인터넷 접수를 하려고 했더니, 법안 발의에 필요한 의원 10명 이상이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해 동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서 제일 먼저 (의안과 앞에)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 교수님이 선의를 가지고 저한테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