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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시비 말라”는 김종인…발언 의미 묻는 질문에 “허허”

입력 | 2020-06-02 14:34: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발언하고 있다. 2020.6.2/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발언하고 있다. 2020.6.2/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첫 의원총회에서 “과거 가치와는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고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 단상에 올라 “파괴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탈보수’를 우려하는 당내 일각의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제가 어렵게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이 당을 ‘진취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며 “그동안 오랜 경험을 해봤고 과거에도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탄생할 때 비대위에 참여해서 이 당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병균으로 인해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상한 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걸 극복함에 있어서도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극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리는 건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어도, 과거 가치관과 떨어지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비를 너무 걸지 마시라”며 “다들 협력해서 이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서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데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꼭 이짓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개인적 특수 목적을 위해서 이 자리를 맡은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정치가 균형된 발전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통합당이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직시하고 정돈해 다가오는 대선에 적절하게 임할 수 있느냐는 준비를 마치면 제 소임은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한자리에서 당선자들과 마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모두발언을 하기 전 허리를 숙여 의원들에게 인사하며 협조를 간곡히 당부했다.

그는 의총이 끝난 후 앞으로의 구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할 게 있으면 다 얘기할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시비 걸지 말라’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허허”라고 웃어 보이기만 했다.

탈보수를 우려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이날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가 ‘보수’ 나아가 ‘자유 우파’ 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한다. 심지어, 당내에서 ‘보수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가치’라는 말도 나온다. 보수의 가치마저 부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보수의 핵심 가치는 자유와 공정, 책임이다. 법치를 구현하고,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공동체에 헌신하는 것이 보수의 가치다”며 “‘보수’라는 단어를 가지고 굳이 논쟁할 생각은 없지만 단어가 무엇이 됐던, 가치는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