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요기요 최저가보장제는 갑질”
전화·앱 주문 할인 판매 막아
영세 음식점 가격결정에 간섭
우아한 형제 등 합병심사 주목
영세 음식점 가격결정에 간섭
우아한 형제 등 합병심사 주목
배달음식점에 최저가를 강요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요기요’가 4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직접 전화주문 또는 다른 배달 앱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음식점에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준 요기요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68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요기요는 2013년 최저가보장제를 일방적으로 시행했다. 전화나 다른 앱으로 한 주문보다 비쌀 경우 차액의 300%(최대 5000원)를 쿠폰으로 보상해 준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요기요는 음식점에 다른 판매경로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관련 팀(Sales Improvement)을 통해 최저가보장제가 준수되고 있는지 관리했고, 전 직원으로부터 위반사례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직원이 일반소비자로 가장해 음식점에 가격을 문의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요기요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144개 음식점에 판매가격 변경 등 시정을 요구했고,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요기요의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배달음식점의 자유로운 가격 결정권을 제한함으로써 경영활동에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배달 앱이 영세한 배달음식점을 상대로 가격결정 등 경영활동에 간섭하는 행위를 할 경우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음을 명백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배달 앱 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도 지배력을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감시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이번 제재가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요기요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의 국내 법인이 운영하는 배달 앱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말 국내 1위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기로 했고, 현재 공정위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하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