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행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 1월 합의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의 파기를 선언하지 않은 것이 다행입니다. 양국 모두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연기하는 대신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를 포함한 사실상 G11 체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태세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과 상하원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경제 악화에 따른 불만을 중국 탓으로 돌리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겠죠.
이런 가운데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무장하지 않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8분 넘게 목이 눌려 질식사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미 전역으로 번지며 폭력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약탈과 폭동은 물론이고 총격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미네소타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안팎으로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타개할지 지켜볼 만합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새로운 정상(뉴노멀)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인종, 신분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흑인 대통령까지 배출한 미국 사회에서 아직도 인종 갈등이 불거진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한 연설이 귓전에 울립니다.
“나는 언젠가는 이 나라 국민들이 분기해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음을 자명한 진리로 삼는다’는 이 나라 국민 신조의 참뜻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