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칸씩 띄워앉고 ‘안심 가림막’ 층별 이동 제한… 승강기 따로 구내식당 문닫고 도시락 ‘혼밥’
2일 경기 부천ㄴ시 유베이스타워 콜센터의 한 사무실에서 상담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고객이 걸어온 전화를 받고 있다. 상담원끼리 침이 튀지 않도록 책상 칸막이 위로 아크릴판을 덧댔다. 유베이스타워 콜센터 제공
2일 오후 경기 부천에 있는 유베이스타워 콜센터 5층. 상담원 A 씨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안내하며 전화를 받았다. 같은 사무실엔 직원 200명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전화를 받고 있었다. 상담원들이 앉은 책상은 여느 콜센터와 풍경이 달랐다. 독서실처럼 칸막이로 나뉜 책상 위로 약 30cm 길이의 투명한 아크릴판이 덧대어졌다. 비말(침방울)이 튀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다. 최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달 26일 부천 유베이스타워 콜센터에서도 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상담원 등 직원 1989명이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2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관련 확진자가 166명 발생했던 서울 구로 콜센터와 달리, 이 콜센터는 ‘4가지 방역 수칙’을 잘 지켰기 때문에 추가 감염이 없었던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 ‘닭장 구조’ 바꾸고 층별 이동도 제한
직원들은 사무실 층별로 서로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도 했다. 콜센터 측은 다른 층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 등에서 밀접 접촉하는 걸 막으려고 내부 지침을 내렸다.
이날도 점심 식사 뒤 회사로 복귀하던 직원 10여 명은 건물 1층에서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2, 3층 근무자는 계단을 이용했다. 4∼7층 근무자는 저층용 엘리베이터, 8∼11층 직원들은 고층용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 엘리베이터에서도 ‘타 층 직원 탑승 금지. 적발되면 엄중 처벌’이란 안내문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러 직원이 함께 이용하던 구내식당과 회의실 등은 모두 폐쇄됐다. 콜센터에서 근무한 지 1개월가량 됐다는 B 씨(37)는 “회사에서 각자 도시락을 준비해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하라고 권유했다”며 “불편하고 심심하기도 하지만 감염을 막기 위해 방침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 확진 직원도 이상 증세 느끼자 즉각 신고
지난달 26일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상담원이 방역수칙을 잘 지킨 것도 집단 감염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직원은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지난달 23, 24일 아르바이트를 했다. 25일 콜센터로 출근한 상담원은 근무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고 동료들과 1m 이상 거리를 뒀다. 7층에서 근무하던 이 상담원은 회사 지침에 따라 저층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했다.출근 당일 오후 이 상담원은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고 한다. 이때도 상담원은 즉시 회사에 통보한 뒤 집으로 돌아가 신속하게 진단 검사를 받았다.
부천=김태성 kts5710@donga.com / 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