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한 번의 시험이 인생을 바꾼다면…. 부정행위의 비용보다 그로 인한 효용이 커 보일 때 커닝의 유혹이 강해진다. 조선시대 과거시험부터 근래 대입과 공무원시험까지 부정행위는 늘 있었다. 커닝 기법은 기술 발달에 따라 교묘해졌다. 1993년 광주대 입시에선 시험장을 먼저 나온 수험생이 남은 수험생에게 정답을 삐삐로 전송했다 적발됐다. 200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선 이른바 공부 잘하는 ‘선수’가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숨기고 들어가 ‘도우미’ 후배들에게 답을 보냈고 이들이 응시생에게 다시 답을 전송해주는 부정행위가 있었다. 2013년 연세대 법학대학원에서는 교수 컴퓨터에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해 시험지를 빼낸 사건이 있었고, 2014년 토익 시험에선 무선 영상 송수신 장비로 촬영한 정답을 외부에 대기하던 중개인이 무전기로 응시자에게 전달했다.
▷온라인 시험처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악마의 속삭임은 더욱 커질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대졸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치렀다. 응시자는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되 스마트폰으로 응시생의 얼굴과 손, 모니터, 마우스가 나오도록 촬영해 실시간 전송토록 했다. 감독관은 이 화면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했다. 만약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5년간 삼성 공채에는 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 반면 인하대 의대를 포함해 대부분의 대학 시험은 온라인 화면에서 정답을 고르는 식일 뿐 모니터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