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별세한 크리스토의 예술세계 예술적 동반자 아내 잔클로드와 시드니 해안 절벽-퐁뇌프 다리 등 천으로 뒤덮어 세계를 놀라게 해… 유작 ‘개선문 포장’ 내년 9월 공개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작품과 관계된 수많은 주체 와 협의하는 과정도 예술로 보았다. 내년 9월 공개될 유작 ‘개선문 포장’도 1962년 처음 구상했다. 파리 에펠탑 프로젝트는 실현되지 못한 채 남았다. Wolfgang Volz/ⓒChristo and Jeanne-Claude
크리스토는 그의 부인이자 예술적 동반자였던 잔클로드(2009년 사망)와 함께 호주 시드니 해안의 100만 제곱피트 절벽부터 프랑스 파리 퐁뇌프 다리 등을 천으로 감싸 전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스타’였다.
1985년 실현된 ‘퐁뇌프 포장’. Wolfgang Volz/ⓒChristo and Jeanne-Claude
생전 크리스토는 “나의 미학은 과정에 있다”고 했다. 1979년 기획한 미국 센트럴파크의 ‘The Gates’를 2005년 실현한 뒤에는 “이 작품은 수많은 서류 작성과 협상의 지난한 과정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작품”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부고 기사에서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낸 크리스토를 “미술계의 피리 부는 사나이”라고 표현했다.
작업실에서 조용히 제작된 뒤 새하얀 갤러리의 벽에서 공개되는 예술의 과정이 때로는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지기도 한다. 크리스토와 잔클로드는 이런 예술을 일상에서 가까이 마주하며 당신도 그 일원이 될 수 있다고 따스한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1962년 처음 구상해 유작이 된 ‘개선문 포장’은 2021년 9월 공개될 예정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