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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 큰 그림은 V리그?

입력 | 2020-06-03 03:00:00

김연경 국내 복귀 타진에 코트 술렁
“돈보다 컨디션 끌어올려줄 팀 필요” 안전한 한국이 도쿄 준비엔 최적
원소속팀 흥국생명 가야하는데 샐러리캡 여력 적어 걸림돌




2005∼2006시즌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MVP를 수상한 김연경. KOVO 제공

‘배구 여제’ 김연경(32)은 과연 V리그로 돌아올까.

여자 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최근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한국배구연맹(KOVO)에 국내 복귀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9년 일본 리그 진출을 시작으로 터키, 중국 등 10년 넘게 해외 무대를 돌아다닌 김연경의 국내 복귀가 구체적으로 거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경은 최근 터키 에즈자즈바시으와 2년 계약이 끝나면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유럽, 중국 등을 우선순위에 놓고 행선지를 검토해 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터키, 이탈리아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개막이 불투명하다. 러브콜을 보낸 구단도 있지만 구체적인 조건까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가대표팀 일정을 중심으로 리그가 운영되다 보니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리그 일정이 짧아지면 연봉 등도 줄어들 수 있다.

김연경에게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올림픽도 차기 행선지 결정에 중요한 요소다.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 여름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 앞서 김연경은 중국 상하이에서 터키(에즈자즈바시으)로 복귀할 때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과 뛰면서 올림픽에 맞춰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한 바 있다. 김연경은 최근에도 “금전적인 부분은 많이 안 보고 있다. 최대한 몸 관리를 잘해 주고 내 컨디션을 끌어올려줄 수 있는 팀을 선택하려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국내만큼 컨디션 관리가 용이한 곳을 찾기 어렵다.

걸림돌도 많다. 김연경은 해외에서는 FA지만 국내에서는 임의탈퇴 선수 신분이다. 국내에 복귀하려면 원소속팀인 흥국생명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 연봉 문제도 남아 있다. 김연경은 터키에서 16억∼17억 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여자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7억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5000만 원)이다. 그런데 김연경이 흥국생명과 계약한다면 최대 6억5000만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 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앞서 흥국생명이 쌍둥이 이재영(연봉 4억 원, 옵션 2억 원), 이다영(연봉 3억 원, 옵션 1억 원)과 계약하면서 옵션 캡 5억 원 중 3억 원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연봉은 선수 한 명이 샐러리 캡(18억 원)의 25%인 4억50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한 팀에 허용된 23억 원(샐러리 캡+옵션 캡) 중 선수 3명에게 70%가 넘는 16억5000만 원을 주는 것도 팀엔 부담이다. 남은 선수 13명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선수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선수로부터 공식적인 복귀 의사를 전달받은 뒤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시 측은 여전히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김연경은 “늦어도 6월 말까지 (팀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