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이 지난 5월30일(현지 시간)에 발사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렸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Blue Origin)’ 비롯한 다른 민간 우주 업체들도 우주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연구과제)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군사적 목적이나 국가 위상 제고에 집중한 정부 주도의 우주 프로젝트 시대인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시대에 ‘우주 경쟁(Space Race)’이라고 하면 제2차 세계 대전 후 미국과 소련(소비에트 연방) 사이의 경쟁을 뜻했다.
현재의 우주 경쟁은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며 냉전 시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우주 개발의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고 스페이스X(SpaceX)를 필두로 한 민간기업이 본격적인 우주 경쟁의 한복판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본격적인 경쟁은 1957년 시작됐다.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55년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1957년 스푸트니크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소련이 먼저 성공해 미국에 ‘스푸트니크 충격’을 가져다줬다. 미국 사회는 체계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핵탄두를 실어 나를 기술로 받아들여 본격적인 우주 투자에 나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설립되고 본격적인 우주경쟁이 시작됐다. 케네디 대통령의 달 탐사 미국 의회 연설 이후 항공우주국의 예산은 치솟아 1965년에 이르면 연방정부 예산의 4%를 넘기기도 한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발사, 달 탐사에 성공한다. 그 후 항공우주국의 예산 비중은 꾸준히 줄어 닉슨 행정부 말에는 약 1%에 다다르게 된다.
1972년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나아지고 미국 소련 간의 우주 협력이 시작돼 1975년에는 미국의 우주인과 소련의 우주인이 우주에서 만난다. 우주 개발 협력은 이어져 이후 2000년 디스커버리 우주왕복선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 3명을 보내 인류의 ‘우주 거주 시대’를 여는 데에까지 이르게 된다.
◇2000년대 중국의 급부상·인도의 등장
한국과학기술기획 평가원의 ‘우주탐사’ 기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달 운석 채취, 화성 탐사,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실행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일 보도에 따르면 바오웨이민 중국 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 과학기술 위원회 원사는 국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월 혹은 8월에 톈원(天問) 1호를 발사할 것이며 내년 2월에는 화성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또한 최근 부상하기 시작한 우주 경쟁의 선수다. 인도는 2014년 자체 제작한 화상 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시키며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에 이어 화성을 탐사한 4번째 국가가 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책적 지원으로 찬드라얀 2호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하고 태양 탐사선과 금성 탐사선을 각각 2020년과 2023년 발사를 목표로 준비하는 등 발사체를 비롯한 우주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우주탐사’가 아닌 민간 ‘우주개발’, ‘뉴 스페이스’ 시대 돌입
민간 기업들은 나사와의 협업뿐 아니라 민간을 대상으로 한 사업 역시 추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우주여행 상품 예약을 받고 있다. 오리온 스팬(Orion Span)은 우주정거장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관광객을 위한 호텔로 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주여행이 다가올 미래의 우주 산업이라면 현재의 산업은 상업용 발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 국내 우주산업 현황 진단과 정책 대응’보고서에 따르면 우주를 향한 상업용 발사 횟수는 2013년 62회에서 연평균 8.4% 성장해 2018년에는 93회에 이르렀다. 시장규모 역시 같은 기간 58억 달러에서 62억으로 연평균 1.3% 성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