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개방에 집착하는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문제 아냐"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로 많은 미국 도시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나고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있지만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2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시위가 시장에 경각심을 줄 수 있지만 경제 재개방에 집착하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경제 재개방으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믿는 시장으로 계속 자금을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장을 부양하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앞 다퉈 내놓은 경기 부양책이라고 지적했다. CNBC는 세계 각국이 잇따라 발표한 강력한 통화, 재정 부양책이 시장을 계속 고공 행진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일 뉴욕 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조치가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반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267.63 포인트) 오른 2만5742.6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080.82로 0.82%(25.09) 상승했다. S&P 500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의회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3월 저점에서 35%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9%(56.33 포인트) 오른 9608.37에 마감했다.
특히나 약탈과 방화, 영업 중단의 대상이 된 백화점 메이시 등이 속한 유통주 상장지수펀드(ETF)인 XRT SPDR S&P Retail ETF는 장 초반 1.8% 상승하기도 했다.
제프리스 에퀴티 전략가 스티븐 드상티스는 “시장은 앞을 내다보는 기제를 갖고 있다”며 “시장은 지금으로부터 6개월, 또는 9개월이 지나면 질서가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제와 매출은 (결국) 회복될 것이다. (시장의) 평가는 하락세를 멈췄다”고 설명했다. 소매업계가 보험으로 손실 충당이 가능하다고도 지적했다.
드상티스는 연준이 내놓은 막대한 경기 부양책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대규모 시위로 코로나19가 확산돼 경제 재개방이 지연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드상티스는 “사회 불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코로나19 잠복기가 끝나는) 2주 뒤에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경제 재개방이 지연된다면 이는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BC 미국 주식 담당 수석 전략가인 로리 칼바시나는 “이번 시위가 경제 재개방에 대한 소비자 또는 기업의 자신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주식시장의 이슈가 될 수 있다”면서도 “시장도 또한 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간 긴장 고조되는 것에 더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바시나는 연준이 리더십을 가지고 조기에 공격적으로 대응했다면서 연준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이 대규모 시위 등 악재를 덮을 만큼 큰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연준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도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거나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언사이드 매크로이코노믹 파트너인 배리 크나프는 유사한 폭동이 일어났던 1958년과 1980년에도 짧은 불황을 겪었지만 다시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드상티스도 시장이 일시적으로 후퇴할 수 있지만 부진한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