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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일본제철에 압류명령 공시송달…국내자산 매각해 배상금 지급

입력 | 2020-06-03 20:59:00

사진=뉴시스


일제 전범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자, 법원이 해당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지난 1일 일본제철(당시 신일철주금) 주식회사에 대해 △채권압류명령결정정본 △국내송달장소 영수인 신고명령 등을 해당 법원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라며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다.

해당 공시송달 기간은 오는 8월 4일 0시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채무자인 일본기업들에 압류 관련 서류가 송달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렇게 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압류된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주식)에 대해 현금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주식 매각 후 현금화된 돈은 곧바로 피해자 측에 배상금으로 지급된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대법원은 “강제징용 관련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 절차와 관련해 공시송달 결정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걸 한다고 곧장 매각하고 그러는 건 아니고 매각명령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연내 현금화는 어렵지만 일단 절차가 시작된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 등 6명은 지난 1997년 12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일본 오사카 지방재판소에 강제징용 피해 보상 및 임금 배상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1965년 한일 양국이 맺은 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2005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 2심에서는 일본 재판의 효력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으나 대법원은 2012년 5월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이듬해인 2013년 서울고등법원은 피해자 1인당 1억 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제철 등 전범기업은 판결에 불복해 배상에 응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초 일본제철의 국내 합작사 주식을 압류하고 이를 매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