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박동준기념사업회
한국 현대미술작가 작품 기증
재산 일부 환원하고 수집품 기탁
작가 지원하는 ‘박동준 상’ 제정

대구 패션 1세대 디자이너 박동준 선생. 그의 삶을 재조명하고 사회공헌과 나눔을 실천하는 박동준기념사업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예술사랑과 사회봉사의 삶을 실천한 뜻을 기려 박동준기념사업회가 설립됐다. 박동준기념사업회 제공
기증품은 김종복 김호득 변종곤 신석필 서창환 유병수 이명미 정병국 정점식 등 대구경북 대표 작가와 이기봉 이진용 이혜인 임택 유봉상 장승택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은 고 박동준 선생의 지역 미술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고인의 지역 예술 사랑에 대한 남다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추후 소장품 전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선생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명대 영문학과와 동 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를 마친 뒤 이화여대 섬유패션디자인 전문가 과정 및 계명대 의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코코 박동준’을 열고 1973년 첫 개인 패션쇼를 개최한 이래 40여 년 동안 지역 패션계를 대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박 선생은 섬유패션도시 대구를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에 널리 알렸다. 한국패션협회 회장과 한국패션산업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국내 패션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여러 대학 강단에 올라 인재 양성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술 분야에도 특유의 열정을 쏟았다. ‘갤러리 분도’를 열어 역량 있는 작가들을 후원하는 한편 전시회 품격을 높였다. 대구아트페어 조직위원장과 화랑협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대구 미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고인은 연극과 뮤지컬 음악 등의 예술가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대구근대역사 지킴이를 자처했고 아름다운가게 대구경북대표를 지내면서 환경 보호와 나눔 실천에도 앞장섰다.
경북대병원과 아름다운가게 대구경북본부, 신명여고장학회, 천주교대구대교구 등에 현금 기부도 했다. 모두 박 선생과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11월부터는 패션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보여준 인물에게 ‘박동준 상’을 수여한다. 조만간 선정위원회를 운영할 위탁 단체를 정한다. 시상 분야는 패션과 미술이며 매년 번갈아 선정할 계획이다. 중견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작품 활동과 전시 또는 패션 무대를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문화 예술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 출판, 미디어 지원 사업도 펼친다. 문화예술인 복지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기획한다. 윤 이사장은 “불꽃같았던 고인의 삶이 우리 곁에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기념사업회 활동이 이웃 사랑과 나눔 확산의 계기가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